chatGPT가 불러올 변화된 미래 "대한민국 교육은 망했다"
느닷없이 등장해서 많은 온갖 매체에 핫이슈를 장식하고 있는 chatGPT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려고 합니다.
주변 사람들이 하나둘씩 chatGPT를 이용한 결과물을 자랑하는 것을 구경만 하고 있기에는 손가락이 근질근질했었는데요. 저 역시도 chatGPT 서비스를 사용해 보기에 이르렀습니다. 우선 chatGPT에 대해 간단하게 소개해 드려야겠는데요.
오래전에 등장했던 “심심이”를 기억하시는 분들은 매우 익숙하실 채팅 문답 서비스입니다. “저는 OpenAI에서 훈련한 ChatGPT이라는 큰 언어 모델입니다.” 서비스에 접속하면 화면 하단에 질문을 입력하는 창이 보이고, 사용자가 궁금한 것을 입력하면 chatGPT가 미리 학습한 데이터를 기반으로 답변을 해주는 것이 기본 구조인데요. 위에 올려놓은 캡처 이미지가 바로 chatGPT에게 “너에 대해 소개해줘” 라고 셀프 소개를 하도록 명령한 것에 스스로 답을 해준 내용입니다. 대충 감이 오시죠?
몇 시간 동안 재미있게 대화를 나누다 보니 문득 들어온 생각 때문에 블로그를 새로 개설하고, “대한민국 교육은 망했다 “는 다소 자극적인 제목의 글을 쓰게 됐습니다.
1. AI가 인간을 대체할 것이라는 두려움
알파고가 이세돌과의 대국에서 승리한 뒤 분명하게 느꼈던 감정은 두려움이었습니다.
영원히 프로그램이 이길 수 없을 것 같았던 바둑을 AI가 이겼다는 것 자체로 써가 아니라 오히려 바둑의 역사와 함께 오랜 시간 축적되어 있던 수많은 바둑의 기록들을 알파고가 단시간에 모두 습득했다는 것이 두려움이란 감정을 갖게 만들었었는데요.
수명이 존재하는 인간이 평생 아무것도 안 하고 바둑만 뒀다고 해도 따라잡을 수 없게 된 알파고의 그 습득 능력은 ”시간“이라는 인간의 한계점을 뛰어넘었기 때문이었습니다. 지식의 전달을 통해 발전해 온 인류에게 ”시간“이라는 한계가 없는 것과 같은 AI의 출연이 준 두려움은 오랫동안 쌓아둔 인간의 존엄이라는 부분까지 허무하게 만드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까지 들게 해 줬습니다. 알파고 이후 AI에 관련된 기사들을 접할 때마다 두려움은 오히려 커졌는데요.
당연히 이길 것이라고 생각했던 AI를 이긴 유일한 인간이 이세돌이라는 것, 그리고 그 알파고를 뛰어넘는 또 다른 바둑 AI가 등장했다는 것, 기존 바둑기보를 학습하지 않고 스스로 바둑을 깨우쳐서 기존 바둑 AI들을 완벽하게 뛰어넘은 AI들의 출연 소속 때문입니다. 그로 인해 인간들만의 바둑리그에서 AI의 도움을 받는 사기극이 벌어졌다는 기사도 등장했고요. chatGPT를 직접 사용해 보면서 들었던 감정 역시 비슷했습니다. ”대체 인간이 공부를 해봤자 어떻게 AI를 뛰어넘을 수 있나? “
이번 캡춰 이미지는 “조선왕조의 탄생과 전성기, 쇄락의 과정을 알려줘“라는 질문 이후에 한층 심도있는 질문을 추가한 내용을 저장해 둔 것입니다. 조선왕조에 대한 정보를 한글로 질문하고, 한글로 답변하는 것을 넘어서서 ”조선에 대한 정보 중 식민사학적 관점은 제외해 달라 “는 추가적인 요구에도 가볍게 응답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조선왕조에 대한 정보 중 ”식민사학적 관점“이 있다는 것도 놀라운데, 그것을 제외해 달라는 요구도 처리가 가능하다면 도대체 조선왕조에 대해서 인간이 공부를 미리 할 필요가 어디에 있는 걸까요?
2. 과학 기술의 발전이 사회 발전을 이끈다.
2000년 초반에 경험했던 기술 발전에 대한 기억 중 가장 강렬한 기억은 ”아이폰의 등장”이었습니다.
모든 인터넷 서비스가 데스스탑을 기준으로 개발되어 있었던 당시에 모바일 기기로 인터넷 서비스에 접속할 수 있게 됐다는 것을 처음에는 기업들과 서비스들이 먼저 받아들이고 선도했을 것 같으나 실상은 그렇지 못했는데요.
스마트폰이 빠르게 보급되자 사람들은 인터넷 서비스를 모바일 환경에서 사용하게 됐고, 커다란 모니터를 통해 보던 넓은 화면 최적화된 서비스 UI들은 모바일에선 너무 조잡하고, 볼 수 없을 만큼 조악하다고 생각했습니다. 심지어 플래시나 움직이는 GIF 등 데스크톱 브라우저에선 너무 당연하게 동작했던 요소들이 모바일 환경에서는 아예 동작하지 않아서 에러를 뱉어내기도 했습니다. 사용자들의 불만이 쌓이자 기업들과 서비스들은 부랴부랴 모바일에 환경에 맞춰서 모든 것을 새롭게 바꿔야 했습니다.
chatGPT를 사용하면서 느낀 것 역시 세상이 알아차리기 전에 이미 사용자들이 변화를 감지하고 세상이 변하기를 요구하고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동안 우리가 받았던 교육은 “대답을 잘하기” 위한 것이었습니다. 누군가 질문을 하면 대답을 해야 하는 주체가 인간이라는 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했고, 의심의 여지없이 다음 세대의 교육도 대답을 잘하기 위한 것으로 모든 것이 맞춰져 있다는 것을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먼저 질문했던 “조선왕조의 역사에 대해 식민사학적 관점을 제외하고”라는 내용을 알아듣기 위해 사람은 얼마큼의 교육을 받아야 할까라는 의구심이 든 순간 “교육의 근본으로부터의 변화”가 요구되는 시대에 접어들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미국에서 개발하고, 영어를 기반으로 학습시킨 AI가 한국의 역사 중 조선, 거기다가 식민지 시대의 아픔이 있는 식민사관적 관점을 제외한 결과물을 뽑아주는 시대에서 대답을 잘하기 위한 교육이 과연 무슨 의미가 있을까요?
3. 대답을 잘하는 것에서 질문을 잘하는 것으로
데스크톱 기반에서 모바일로 급격하게 변화한 2013년 즈음에 페이스북 프로모션 웹을 개발하는 사업을 하고 있었는데요. 수의 대기업들이 “소통”이라는 단어에 빠져서 많은 사용자들과의 접점을 목표로 다양한 시도를 했었던 시기였습니다. 이때 개발한 프로모션 앱들을 통해 기본적으로 수집하게 되는 정보 중 ”어떤 OS, 어떤 브라우저“를 사용하는 사용자인가? 하는 것이 있었습니다.
이중 OS가 윈도우라면 데스크톱 사용자, 안드로이드라면 갤럭시폰 사용자, IOS라면 아이폰 사용자라고 판단하는 근거로 사용했던 정보인데요. 2013년에 이미 전체 접속자 중에 90% 가까이 모바일 기기로 접속한 사용자라는 결과를 얻을 수 있었습니다. 클라이언트와 기획 미팅에서 농담 삼아 ”데스크톱으로 접속한 사용자는 관계자뿐“이라고 얘기할 정도였으니 얼마나 급격한 변화의 시기였는지 감이 오실텐데요.
chatGPT가 가져올 미래 역시 비슷할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서비스가 처음 등장한 지금, 과도기적인 시대에 살고 있는 우리 세대 이후에는 너무나 당연하게 대답을 잘하기 위해 하는 공부는 사라지고, AI가 제대로 대답하도록 질문하는 방법을 공부하는 세대가 오지 않을까요?
4. 질문하는 법을 가르치지 않는 대한민국
인터넷 강의를 경험하지 못한 세대로써, 인강세대에 관한 기사들이 생각났습니다.
인강에 익숙한 세대의 학생들이 대학교에 가서조차 수업 시간에 질문을 아무도 하지 않고 교수님의 필기만 받아 적는다는 기사가 그것인데요.
대학생들이 이러하다면 초중고 시절은 어땠을까요?
제가 학생이던 시절에도 눈치 없이 질문이 많은 학생이 미움받고, 심지어 선생님들 조차 질문이 많은 학생을 귀찮아했었던 기억이 납니다.
“질문하는 것을 배척하는” 대한민국의 교육을 떠올리며, 마음이 무거웠습니다.
제 아이들부터 질문하는 방법을 제대로 가르쳐야겠다는 생각이 들은 것은 당연하고요.
chatGPT에 대한 블로그를 새롭게 시작하면서 저 스스로도 질문하는 능력을 갈고닦아야겠다는 결심을 했습니다.
이 블로그는 그런 질문하는 능력에 대한 수련장으로 사용할 생각입니다.
벌써부터 관련된 커뮤니티에는 AI에 대한 토론이 활발하고, 수많은 단톡방이 만들어지고, 1500명 제한이 걸린 단톡방들이 2번, 3번 방을 개설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오늘은 2023년 2월 2일입니다.
2026년 2월 2일 세상은 어떻게 변해 있을까요?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