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atgpt의 시대를 살아가며, 진지하되, 진지충이 되진 말자
구글해킹 절대내공
악성 ‘구글해커’의 공격기법을 분석함으로써 보안관리자가 흔히 간과하지만 매우 위험한 정보 유출로부터 서버를 보호하는 방법을 설명한 책
www.acornpub.co.kr
오래된 얘기지만, 2010년에 나온 구글해킹 절대내공이라는 책입니다.
뭔가 그럴싸 합니다만, 해킹이라는 제목만 봐도 피식 하는 분 분명이 계실텐데요. 우리가 흔하게 사용하는 구글 검색으로 해킹을 시도하는 방법에 대해 무려 600페이지가 넘는 분량으로 다루고 있는 책입니다.
이 책은 제 사무실 모니터 받침으로 오랫동안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책입니다.
10년 후 chatGPT를
사람들은 어떻게 생각할까?
chatGPT가 세상에 알려지고, 누구는 어뷰징의 한계를 뛰어넘어 글로벌 공장모드를 돌려보려는 시도를 하고, 누구는 문학 작품을 만들어 보기도 하고, 누구는 업무 자동화에 써보기도 합니다.
그 중 제가 진지하되, 진지충이 되진 말았으면 하는, 매우 극단적이고, 자극적으로 명명한 부류가 있는데요.
바로 chatGPT를 철학적으로 접근하는 부류 입니다.
주로 우리나라 언론 기사에 많이 등장하는 부류인데요. 무슨 chatGPT가 지구 멸망을 예언했다거나, 인공지능의 자아가 인류 멸망을 얘기했다거나 하는 그런 기사 작성하는 언론 말입니다.
페이스북이 흥하던 시절, 대한민국에 불었던 "소통" 열풍에 대해 기억하고 계실까요?
일반 계정 말고 "페이지"라는 서비스를 오픈하면서, 함께 등장한 개념이 "소통" 입니다. SNS라는 지극히 개인적인 소셜 서비스에 기업이 각 개인과 소통할 수 있다는 환상에 사로잡히게 만든 영리한 사기극 말이죠.
사실 단순하게 생각해보면, 일반 개인이 영리를 목적으로하는 기업과 무슨 소통할 일이 있겠습니까?
그것을 사기극이라고 표현하는 이유는 이렇습니다.
1. 페이지에 팬이되면 (그냥 좋아요를 누르면) 페이지게 게시하는 글이
2. 팬의 타임라인에 공유되서
3. 팬의 친구들에게도 노출이 된다.
위 3단계를 기대하면서 페이지 팬 수에 목을 매게 만들었는데요.
팬의 수 곱하기 팬의 친구 수 만큼의 노출을 공짜로! 얻을 수 있겠구나
기업의 담당자들은 당연히 위와 같이 파급력이 생기는 줄 알고 팬 수 확보에 돈을 쓰기 시작했습니다.
거기에 대행사든, 담당자든 결제라인을 통과하기 위해 매직키워드를 탄생시켰는데, 그것이 바로
소통
인 것입니다. 그런데 왜 사기냐고요?
페이스북 페이지가 미친듯이 개설되고, 기업들이 미친듯이 홍보글을 쏟아내면서 일반 사용자들의 타임라인은 페이지들의 홍보글로 도배되기 시작했습니다.
당연히 사용자가 팬이 된 페이지들의 게시글이라고 하지만, 내 친구들과의 프라이빗한 공간이었던 타임라인이 온갖 기업들의 홍보글로 가득하게 된 상황을 페이스북은 어떻게 조치했을까요?
1. 오가닉 도달(게시글을 썼을때 팬에게 보여지는 것을 도달이라고 표현하고)을 줄입니다.
2. 어디까지? 거의 0% 까지요.
3. 오가닉 도달이 불가능해지자, 광고상품을 런칭합니다.
페이스북 친구가 많은 분들은 아시겠지만 친구들이 글을 작성해도 100% 내 타임라인에 노출되지는 않습니다.
페이스북 고유의 알고리즘을 활용해서 적절하게 평가된 친구들의 글만 보여주게 되죠. 그걸 엣지랭크라고 하고요.
그 많은 페이지들이 쏟아내는 글 역시 처음에는 알고리즘으로 통제하기도 했지만, 도달 0%에 이를때까지 줄여도 타임라인이 쓰레기통이 됐다는 사용자들의 원성을 듣게 된 페이스북은 아예 도달에 대한 광고상품을 런칭하게 됐는데요.
소통이라는 단어로 진입해서 팬 수 확보에 돈을 쏟아부었던 기업들은 그야말로 통수 쎄게 얻어맞는 상황이 됐던 거였죠.
팬 수와 상관없이 그냥 도달 광고에 돈을 쓰면 원하는 노출량을 확보할 수 있게 된 것입니다.
chatGPT를 진지하게 받아들이되 최선을 다해 가성비를 체크해야 하는 것이 지금 우리의 숙제라고 결론 짓고 싶습니다. 그것을 두려움의 대상으로 떨게 만드는 언론의 수작에도 놀아나지 말고, "소통"이라는 매직키워드로 헛 돈 쓰게 만들었던 페이스북 페이지의 사례도 기억해 보면서 말입니다.
일부 사람들은 chatGPT와 심오한 대화를 시도하기도 하는데요. 그게 무슨 소용있을까요? 그저 학습 데이터를 보기 좋게, 읽기 쉽게 조합한 결과물에 지나지 않는건데 말이죠.
구글검색 초기에 똘똘하게 사용해본 선구자들이 만든 책을 소개하면서 글을 시작한 이유 중에 또 한가지는 몇년 지나면 chatGPT에 대해 심도있는, 철학적인 그런 사용에 대해 말을 꺼낸다는게 얼마나 웃기는 일이겠느냐는 것입니다.
그저 세상 사람 모두가 알아차리기 전에 충분히 사용해 보시고, 이것으로 나는 어떤 이득을 가져올까? 어떤 활용으로 내 업무 효율을 개선할까? 를 빠르게 확립해 보시는, 진지한 고민 해보시길 권해 드립니다.